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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함의 영원성
Eternity of Finiteness

Young Wook Choi , Seung Woo Hwang

2018. 10. 02 - 11. 03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묘사로는 부족하다. 눈 한 번 깜빡이면, 숨 한번 들이쉬고 내쉬면 뚝딱 천지가 변해있고 하루, 한 순간 새로움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마치 옛날이야기 속 도깨비방망이 같은 것을 대부분의 사람이 한 손에 쥐고 다니는 여기 이곳에서, 지긋한 습관, 순간, 시간의 축적이 일구어내는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최영욱이 캔버스 위 달항아리에 그려내는 선은 길이 되어 이어지고, 황승우가 그라인더로 잘라내는 선은 켜켜이 쌓여 지층이 된다. 길은 만나고 헤어지며 인생길을 그려내고, 잘라낸 결은 오브제가 지닌 특성을 새로운 방향에서 포착할 수 있는 열린 단면이 된다. 반복, 흐름, 누적. 순간과 일상이 쌓여 때로는 우연의 영향을 받아 예상치 못한 곳으로 향하면서도 최종적으로는 달항아리 안에, 태초의 돌에 머무른다.

유한함 위에서, 반복을 통해, 영원을 꿈꾸는 과정이다. 눈이 빙빙 도는 변화의 속도에 홀려버리지 않는 삶이다. 인생의 무수한 고단함을 굳건하고 꾸준히 견뎌내는 일상이다. 견뎌낸다 해서 고통의 찌푸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밝고 환한 달을 닮은 항아리, 거대한 지층으로 승화되어 새로운 창조를 제시하는 작품을 통해, 개별적인 우리 개인이 하루를 그려넣고 쌓아가는 것은 어떤 세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돌아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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