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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ND

2024. 11. 05 - 12. 07

<Ground>展은 중정갤러리의 색깔과 취향이 담긴 소장품 중 국내 관객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Tony Just(토니 저스트)는 1969년 미국 출생의 작가로,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작업하고 있다. 시카고 예술대학(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회화 학사 학위를, 뉴욕 헌터 칼리지(Hunter College)에서 회화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스트의 대표적 모티브인 ‘눈물이 흘러내리는 자국’은 20세기 중반 한 지식인의 존재론적 위기를 다루는 한스 팔라다의 <술꾼>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공책이나 책에 와인과 과슈(gouache)를 부어 흘러내린 얼룩 사이의 빈 공간을 칠하는 실험을 진행하였고, 그 후 이러한 자국 및 문양을 다시 캔버스에 그대로 옮겨 회화로 표현해 오고 있다.


Tuan Andrew Nguyen(투안 앤드류 응우옌)은 1976년생의 베트남계 미국 작가로, 현재 호치민시티에서 작업하고 있다. 영상, 조각, 설치, 회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매체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그의 작업은 기억과 이야기의 힘, 그리고 그것이 정치적 저항의 한 형태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전쟁과 식민주의의 유산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오브제에 담긴 생존자들의 네러티브를 강조하는 동시에 그들의 트라우마를 공감하며 치유한다. 본 전시에 포함된 두 작품 The Rain(This rain will never stop), The End(Even when the world ends) 는 캔버스에 금박을 붙여 만든 작품으로, 작가 본인이 어린 시절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피난 가기 전, 지폐를 챙기는 것은 소용 없다며 금 조각들을 셔츠 솔기에 꿰매던 할머니를 기억하며 만든 시리즈이다. 2023년 호안 미로 상을 수상하였고, 휘트니 비엔날레, 샤르자 비엔날레 및 뉴 뮤지엄 등에서 전시하였으며, 그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싱가포르 국립 미술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Tran Nu YenKhe(쩐 느 옌켸)는 베트남계 영화 감독 쩐안흥의 아내이자 영화 <그린 파파야>의 주연 배우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조각과 회화를 아우르는 작가로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파리와 베트남 사이공을 오가며 작업 하고 있다. 전시된 BCD 시리즈는 “Between Certitude and Doubt”의 약자로, 팬데믹 기간 가족과의 대립 등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시작된 작업이다. 원색의 린넨 및 Wenzhou paper 바탕과 그 위에 그려진 다양한 밝은 톤의 기하학적 블록들의 대비를 통해 두 가지의 상반된 개념, 사고, 시각 등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표현하고자 한다.


Eberhard Ross(에버하드 로스)의 작업은 항상 음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과거에는 키스 자렛의 재즈 피아노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하였고, 2013년도 이후로는 한국의 황병기 가야금 연주가의 산조에 매료되어 그 속에서 떠오르는 다양한 감정을 색상의 소리로 표현하였다. 깊은 색의 바탕 속에 무수히 그어진 미세한 스크래치 선으로부터 운율과 리듬을 느껴볼 수 있다.


Toru Kuwakubo (토루 쿠와쿠보)는 1978년생의 일본 작가로, 현재 카나가와현에서 작업하고 있다. 유화를 두텁게 덧칠하는 마티에르 기법으로 완성되는 그의 작업은 현실과 가상의 풍경을 적절히 조화해 표현하며, 자국에서는 반 고흐 등의 과거 인상주의 거장들의 작품을 연상시킨다는 평을 받았다. 작품 속 묘사된 다양한 장면과 인물은 비현실적이거나 정적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밝은 색채와 두꺼운 물감의 질감으로 인해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Simon Morley(사이먼 몰리)는 텍스트를 주요 소재로 다양한 회화 작업을 진행한다. 고서의 표지 혹은 영화의 한 장면과 사인보드를 단색조의 회화로 전환하는 작업이나 본 전시에 포함된 북 페인팅 시리즈 등을 통해 작가는 문자가 의미 뿐만 아니라 하나의 이미지로서 형태를 가지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한다.


Sarah Almehairi(사라 알메하이리)는 1998년생의 아랍에미리트 작가로 현재 아부다비에서 작업하고 있다. Off Centered 시리즈는 조각과 회화, 그리고 둘 사이를 넘나드는 혼합 작업을 통해 ‘선’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탐구한다. 자연스러운 색상과 선형적 요소의 조합은 특유의 정제된 느낌과 안정감을 뿜어낸다. 그러나 작품 앞에 멈춰 서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작품이 전통적인 형태와 구조에 도전하듯 모순과 불균형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또한 깨닫게 된다. 작가는 “off centered(중심을 벗어난, 불안정한, 균형을 잃은)”의 개념과 연관된 수많은 상황과 경로에 대한 탐색을 부드럽고 자연적인 색감을 통해 풀어냄으로써, 사실은 불균형적이고 모순적인 것을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직면하게 한다.

Zhang Xuerui(장 슈에뤼)는 중국 북경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주로 추상적인 색 면 작업을 한다. 그는 반복적인 격자 방식을 통해 색조의 변화를 구현한 부드럽고 계산된 단색 캔버스를 그린다. 첫 번째 붓질이 시작되기 전에 작가는 캔버스 전체의 톤을 섬세하게 미리 계획하여 스케치하며 설정해 둔다. 캔버스를 엄격하게 정돈된 격자로 나누고, 사전에 정해진 색상을 네 모서리에 칠한 뒤, 격자 한 줄 씩 미세한 색상의 그라데이션을 주며 완성해 나간다.

Qian Jiahua(쳰 자화)는 1987년 중국 상하이 출생의 작가로 현재 상하이에서 작업하고 있다. 선, 형태, 구조를 탐구하며 그것이 공간에 주는 영향에 주목한다. 작가는 바우하우스 디자인과 건축의 미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작업하며, 주변의 사물에 대해 느끼고 고민하는 감정과 생각을 절제된 구조, 생동감 있는 색상과 단순한 붓질로 풀어낸다.

Moriyuki Kuwabara(모리유키 쿠와바라)는 1942년생의 일본 작가로 원의 화가로 불린다. 작가는 30년 이상 ‘점의 무리’ 를 계속 그려내고 있다. 점은 계속 움직이는 존재이고 그 움직임의 순간을 잡은 것이 원으로, 작품은 계속 움직이는 ‘점의 무리’의 풍경이 된다. 원형의 궤적은 격자라는 한정된 구조 속에서 태어나 반복되며, 겹치고 확장되어 기하학적인 구성으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형태와 색채의 연속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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